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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가까이
불쌍한 사과잼 만들기 본문
서울 본가에서부터 훔쳐(?) 온 자그마한 사과 두 개.
내 마음은 갈대요.
먹을 욕심으로 멀리서 가져왔건만..
이 친구들은 냉장고에서 점점 말라 비틀어가고 있었다.
미안하다..
바로 다음 날 주말맞이 본가를 올라가는 일정에.
어떻게든 저것들을 해결하고 싶었다.
먹기에는 양이 많고.. 흠..
그 얘기를 들은 우리 오라버님,
삶아 먹으랬다.
읭? 그런 요리도 있는 것인가..?
그러나 놀랍도록 ‘삶은 사과’는 검색되지 않았다.
네이버마저 뱉어내는 결과물이란,
‘사과와 삶은 달걀’,
‘아무개에게 사과하고 남은 삶은 어쩌고..’
이런 식.. 와우.. 아무 말 대잔치였군, 빵끗!
마침 당근마켓에서 구매한 에리스리톨(설탕 대체품)이 있겠다. 급작스럽지만 사과잼을 만들어보기로 한다.
블로그를 뒤져가며 만드는 방법을 수소문.
1) 나는 껍질째의 사과를 잘게 다지기로.
2) 갈변을 막기 위해 물이 비칠 때까지 냄비에 한 번 끓이고. -> 하이라이트와 유리냄비의 조화, 끓여도 물이 나오지 아니함, 탄내가 나서 멈칫..
3) 믹서기에 넣어 갈아주고. -> 냄비에 쪼끔 있었다고 미니 믹서기에도 잘 갈아진다
4) 다시 냄비에서 에리스토리톨을 1:1 비율로 넣고 잼이 될 때까지 뒤적여주기.
-> 물 속에서 풀어지지 않을 정도의 질감이라는데, 대충 감으로 탄 내가 나기 직전까지로 잡음.
나름 사과 잼의 모양과 색, 단내음.
자그마한 사과 두 개 뿐이라.
양을 기대하지 않았는데, 생각보다 넉넉.
잼병이 없어 유리 냄비째 실온에 보관.
다음 날 아침 7시에 식빵에 발라먹을 요량으로 보니.. 냉동실에 살짝 얼려놓은 것 같이 굳어버림.
뭐지.. 추웠나? 설탕이 아니어서 그런거야? 보관 잘 못 한거야..?
불쌍한 사과잼이 되어버림 ....
뭔가 된장같다.
덩어리진 사과잼 냠냠!
부드럽진 않지만, 사과의 달콤함이 느껴지는 것이..!
직접 우당탕탕 만들어서 그런지요, 참 특색있게 맛나다!
상미종 생식빵이 다행히 부드러워서, 부드럽지 않은 불쌍한 사과잼이라도 맛의 캐미가..! 굳뜨!
단 걸 좋아하지 않으니 혼자 먹기에는 양이 많다.
나눠먹을(투척할) 요량으로 본가에 데려가자.